투어MBC
 
작성일 : 17-01-23 17:29
해양도시의 보고 부산을 가다
 글쓴이 : 배금자
조회 : 1,987  

지난 12월 겨울 여행을 다녀오자는 회원들의 성화에 일상을 해치지 않을 정도의 당일여행지를 알아보다가 선택한 것이 부산이었다. 부산을 가자는 말에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하던 사람들이 막상 날짜가 121일이라 하니 변수가 생겼다. 오래전 예정된 일정이 있는 사람도 있고 가족여행일정과 겹친다는 두어 명 빼고는 모두들 다 참석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날짜가 코앞에 닥치자 설 명절 특수를 앞둔 직장 성격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사람이 생겨나고 사고 때문에 부득이 함께하지 못하게 된 사람이 생긴 것이다. 주최하는 사람으로서는 맥이 빠졌다.

하지만 여덟 명의 회원들이 오랜만에 여행을 하겠다고 차량에서 먹을 간식 준비를 하며 들떠 있는 모습이 절로 주최 측을 흥분하게 했다. 역시 주부들은 하루라도 집을 떠나 콧바람을 쐬는 것이 중요한 모양이다. 찰밥을 한다. 대추차를 끓여온다. 옥고시 한과를 한다. 과일을 가져온다. 등등 각자 자신들이 이번 짧은 여행을 하면서도 어쩌면 그리도 다양한 것들을 생각하고 즐거워 하는 지 옆에서 보는 사람도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신명이 났다. 생강즙, 홍삼즙, 사과즙 등 집에서 가족 건강을 위해 챙기는 각종 과실 즙 등을 싸오는 등 빈손으로 온 사람들이 없을 정도였다. 또 부득이한 사유로 참석하지 못하는 회원은 컵이며 접시 심지어 젓가락을 챙겨주고 심심풀이로 먹으라며 오징어채까지 후원하였다.

부푼 기대를 안고 새벽버스에 올랐을 때 친근한 말과 푸근한 웃음으로 맞이해주시는 기사님과 가이드님의 안내는 저절로 미소가 나오게 하고 오늘 하루를 기대하게 했다.

한파가 예보된 차가운 날씨였지만 남쪽 부산은 따뜻할 테니 걱정할 것 없다며 우리는 버스에서 재미난 이야기꽃을 피웠다.

세 시간 반을 달려 용두산 공원에 도착하여 부산 타워에 오르니 해양도시 부산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망원경을 통해 본 아스라이 펼쳐진 부산의 풍경은 환상이었다. 해안가의 수많은 배들과 높다란 빌딩들, 세계적인 도시 부산으로 우리가 온 것이다.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며 사진을 찍어대는 회원들은 포즈를 잡느라 여념이 없다.

이리들 와바. 단체 사진 찍어야지!. 웃어봐 웃어! 아저씨 우리 사진 한번 찍어 주세용~~~” 애교쟁이 숙이의 너스레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왁자하니 웃으며 서로 셔터를 눌러주겠다 한다.

두 번째로 간 곳은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이었다. 자갈치시장에는 우리가 원하던 어묵공장은 보이지 않고 횟집만 있었다. 횟집아저씨한테 어묵공장을 물으니 국제시장 위쪽으로 가면 깡통시장이 나오는데 그곳에 가면 어묵공장이 많다고 알려 주었다. 지하도를 지나 국제시장을 돌아돌아 깡통시장 입구에서 먹자골목이 나왔다. 우리가 살던 고장에서는 본 적 없는 과자 같은 예쁜 꼬치도 보이고 납작만두도 김밥도 떡순(떡볶이와 순대)이도 즐비해있다. 새벽에 출발해서 찻속에서 찰밥으로 조반을 먹었지만 속이 출출해진 우리는 길거리 식사를 하였다. 김떡순과 만두와 어묵국물로 차가운 뱃속을 채우고 깡통시장으로 향하니 영화인들의 손도장이 찍힌 거리가 나왔다. 외국 배우들의 이름도 보이고 우리의 스타이름도 보인다. 그 길을 걸으며 우리의 희가 두 주먹 만 한 커다란 털방울 모자를 사서 쓰니 단번에 패셔니스타가 되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참을 걸어 어묵공장을 찾았다. 각자 필요한 어묵과 주문(?)받은 어묵까지 사고 되돌아 나오니 비로소 다양한 시장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손가락 없는 장갑이 하도 예뻐서 가격을 물으니 아주 싸다. 평소 컴퓨터 작업을 할 때 이런 장갑이 있었으면 했는데 잘됐다 싶어 예쁜 장미 모양의 장갑을 추켜드니 너도 나도 고르느라 바쁘다. 리어카에서 실내 버선도 사는 이들도 있다. 그 모습들이 산골짝에서 살다 오랜만에 시장 구경 나온 아낙들처럼 들떠서 울긋불긋 새로운 물건들을 사고 거울로 비춰보고 품평도 하니 벌써 시간이 촉박해 발길을 서둘렀다. 그 사이 우리의 패셔니스타는 또 이웃할머니께 드릴 따뜻한 모자도 사서 짐 속에 꾸려넣고 자기와 똑같은 모자를 써보는 회원에게도 선뜻 모자 값을 지불하여 선물했다. 여행은 이렇게 평소 안하던 선행을 하게도 한다.

세 번째 코스는 오륙도 해맞이 공원이었다. 여러 번의 부산 여행에서도 가보지 못한 곳이었다. 9미터 아래 바다 쪽으로 돌출된 U자형의 유리 전망대에서 칼 같은 바람을 만났다. 그 속에서도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들... 시화가 전시된 해파랑 길을 따라 걸으며 바다와 숲이 만드는 절경을 보니 이 시간이 너무나 아깝기만 했다. 햇빛 짱짱하니 멀리 바다에 오륙도가 잘 보였다.

다음은 해운대에서 자유 시간이었다. 산책을 하면서 길 옆에 빨간 동백이 활짝 활짝 웃으며 반겨 주었다. 산책길을 돌아 노무현 대통령 시절 아셈 정상회의가 열렸던 호텔 전시관을 돌아보았다. 각국 정상들이 먹었던 식사메뉴도 보았는데 각종 요리들이 넘쳐나는 요즘시절에 비교해보니 참 소박한 우리의 전통음식들로 대접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의실 의자도 참 소박하고 검소해보였다.

마지막으로 돌아본 것은 해동 용궁사 자유관광이었다. 관광상품들이 즐비한 가게들을 지나 눈에 들어온 것은 진입로에 전시된 12간지 동물들 석상이었다. 자기가 태어난 해의 간지를 안아보면서 사진을 찍는 사람도 보였다. 한해가 잘 풀리길 바라는 바람이었으리라. 사람들과 길을 따라 한 참을 가니 좁은 108개 계단이 나왔다. 108번뇌를 떨쳐내라는 의미일까. 좁다란 길의 마지막엔 바다를 마주하여 용궁을 들어서는 듯 한 느낌의 절이 나타났다. 용궁에 다다른 것이다. 커다란 금빛 불상 앞에서 마음속으로 가족의 안녕과 발전을 빌었다. 가화만사성이니 각자 모든 이의 일의 잘 풀리면 나라의 일도 잘 풀리지 않겠는가. 용궁사 높다란 기도처에 올라 뒤를 돌아보니 남해바다의 너른 바다가 펼쳐져 있다.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자꾸만 밀려들고 있다. 해안가 일출암에서 다시 한 번 우리는 각자의 미모를 뽐내며 사진을 찍었다. 각자 종교는 달라도 자연 앞에서는 모두가 겸허해지고 인간의 자잘한 일상사도 잊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듯 하여 뿌듯했다.

돌아오는 길은 다리는 부어 절뚝거려도 보람차고 행복했다. 하루만 벗어나도 힘내서 살아갈 용기가 생기는 것 같다. 여행은 생활의 탄산수다. 내 사는 도시에 투어 엠비시가 있어서 이런 기회가 왔고 그래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었다. 우리의 여행을 축복하듯이 돌아오는 길엔 함박눈이 내렸다.

2017년은 축복의 한 해가 될 것 같다. 나에게도, 이웃에게도, 또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 나라도. 모두가 행복할 지어다.

감사합니다. 투어 엠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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