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나이 마흡일곱!! 남들은 해가 바뀔 때면 매번 간다는 해외여행을 여지껏 한 번도 가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막연한 불안감에 꺼린 것도 사실이지만 우선 고등학교, 중학교 다니는 아들딸 학원비를 생각하면 선뜻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인터넷, ○○투어 등 가지고 있는 지식을 총 동원해 가장 저렴하면서도 만족도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여행을 알아보던 중 우연히 텔레비전 속 투어MBC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클릭해서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오~ 오~ 정답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던 것을 ㅎㅎ 일정, 코스 확인해보고 딱이다 싶어 출발이 아직 한 달 반이나 남았는데 덜꺽 계약을 해버리고 말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때가 애들 1학기 중간고사 시험기간인데도 ㅠㅠ 설레는 마음에 일정표를 뚫어져라 몇 번씩 살피고 또 살피길 한 달 반! 드뎌 가는구나하는 마음에 기분은 하늘을 찌르는 듯 했다.
1시간 남짓 비행 끝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큐슈에 도착해 여장을 풀고 다음날 첫 여정을 시작하는데... 새벽부터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하염없이 비가 내리고 있었다. 급한대로 우의와 우산을 구입하여 첫 여정지인 벳푸로 향하였다. 차창 밖으로 내리는 빗줄기가 야속하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나름 운치도 있고 해서 감상에 젖기도 하였다.
벳푸의 대표적인 관광지 가마도지옥에 도착해 온천수 맛을 음미할 수 있었고 온천수에 삶은 달걀, 옥수수와 사이다는 환상의 궁합이었다. 다음 여정지 유후인마을은 말 그대로 일본 그대로의 전통과 멋을 느낄 수 있는 마을이었고 흡사 우리 전주 한옥마을의 그것과 비슷하였다. 있는 그대로 자연을 이용한 멋스러움이 묻어나는 친근함이 느껴진다.
아소산의 정기와 온천욕의 개운함이 느껴지는 아소팜 빌리지에서의 잠자리는 온몸의 찌뿓음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비온 뒤의 아침이라 활력이 느껴지는 신선한 공기를 맘껏 음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눈에 백내장 낀 것처럼 미세먼지와 꽃가루로 뿌엿한 시야를 주고 있는데 반해 여기는 아소산 주변 근처까지 시야가 확 트여 삼나무, 편백나무, 대나무가 각기 제 색깔을 자랑하고 있다.
구마모토 연락선 체험 후 일본 최초의 국립공원인 운젠지옥에 도착하여 자연 그대로의 온천지옥을 경험할 수 있었고 그리고 특별한 직업의식(?)이 발동하여 운젠소방대 앞에서 셀카도 찍찍~~

마음이 숙연해지는 평화공원과 원폭자료관이 있는 나가사키!! 이 곳은 짬뽕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지만 일본 5대 야경을 중의 하나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시내 중심상가와 차이나타운을 방문하여 이 곳의 일원으로서 밤거리를 누벼도 보고 돌아오는 길에는 환상적인 야경도 감상할 수 있었다.
여행의 마지막 날. 후쿠오카 타워 방문과 우리 각시가 제일 좋아할 쇼핑이 예정돼 있었다. 후쿠오카로 도착하기에 앞서 다자이후 텐만구을 들렸는데 여기는 만인이 우러러 보는 학문의 신을 모신 신궁으로 수학여행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라 한다. 아마 여기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공부를 통한 입시와 출세를 중요시 하기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발로가 아닐까 한다.

후쿠오카 타워는 서울의 남산타워와 높이가 비슷하지만 해안가에 위치하고 있어 후쿠오카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모모찌 인공해변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자연과 함께 공존하려는 노력은 이 곳에서도 충분이 느낄 수 있다. 한중일 모든 사람들이 공존하는 캐널시티는 말 그대로 쇼핑의 천국!!~~ 없는 게 없다는 쇼핑품목 중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역시 상비약과 곤약젤리, 화장품 등 등 궂은 비와 긴 버스여행에도 불구하고 이번 여정 중에 가장 눈이 반짝거리고 활기찬 얼굴이 아니었나 싶다.

이번 큐슈여행은 힐링과 변화가 필요할 때 제때 생활의 활력소를 제공해준 뜻깊은 여행이었고 마치 신혼여행을 다녀온 듯 각시도 매우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함께한 목포 8인, 공해유발자, 장가계 언니들 등 1호차 가족 모두 수고 많으셨고, 이런 시간을 함께 해준 투어MBC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